HOMO POLITICUS.
검찰개혁의 마지막 퍼즐
보완수사권, 결국 폐지로 — 그러나 같은 길을 걸어온 건 아니었다
경찰이 부실하게 수사한 사건을 검사가 직접 보완할 수 있는 권한. 이 마지막 한 조각을 두고 민주당은 ‘완전 폐지’로 가닥을 잡았고, 대통령은 그보다 신중한 자리에서 출발했다. 두 입장이 어떻게 다시 만났는지를 따라가 본다.
검찰개혁의 뼈대는 이미 세워져 있다. 검찰청은 중대범죄를 수사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기소만 담당하는 공소청으로 나뉘어, 각각 10월과 그 전후로 문을 열 예정이다. 남은 것은 단 하나 —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남겨둘 것인가였다. 경찰 수사가 미흡할 때 검사가 직접 보완 수사에 나설 수 있는 이 권한은,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한다는 원칙에서 보면 마지막까지 남은 예외였다.
2026년 7월 22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 권한을 전면 폐지하는 쪽으로 당의 방침을 사실상 정리했다. 그러나 이 결론에 이르기까지, 대통령과 여당의 온도는 줄곧 같지 않았다.
왜 이 권한 하나가 마지막 퍼즐이었나
문재인 정부 때 시작된 검경 수사권 조정, 그리고 이재명 정부 들어 확정된 검찰청 해체 — 이 흐름을 관통하는 원칙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였다. 검사가 사건을 설계하고 그 결과까지 평가하는 구조가 이른바 ‘정치검찰’의 뿌리라는 문제의식이었다. 그런데 이 원칙을 끝까지 밀어붙이면 한 가지 딜레마가 남는다. 경찰 수사가 미흡했을 때, 특히 아동·장애인·여성 등 사회적 약자가 피해자인 사건에서 그 공백을 누가 메우느냐는 질문이다. 보완수사권 존치론은 이 공백을, 폐지론은 ‘보완수사 요구권의 실질화’와 경찰에 대한 재수사·수사관 교체 요구권 강화를 답으로 제시해왔다.
이재명 대통령, “속도보다 균형”에서 출발하다
대통령의 초기 태도는 신중론에 가까웠다. 2025년 9월 그는 “구더기 무서워 장독 없애냐”는 비유로, 경찰이 1차 수사기관으로서 개시·종결권을 전면적으로 갖게 될 경우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쪽에 섰다. 당시 국무총리와 법무부 장관이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등 통제 권한을 남겨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정치적 결정’과 ‘제도적 결정’으로 구분하며, 세부안 논의는 정부가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그는 속도 조절에 무게를 뒀다. 2026년 1월에는 당에는 ‘충분한 숙의’, 정부에는 ‘의견 수렴’을 각각 지시하며 갈등을 서두르지 않고 관리하는 태도를 취했고, 3월에는 검찰총장 명칭 등을 둘러싼 논쟁을 두고 “본질과 무관한 선명성 경쟁”이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그러나 6월 25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 공식입장으로 발표하고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히면서, 정부는 신중론에서 결론으로 넘어갔다.
“수사를 개시·설계하는 권한과 그 수사를 평가·종결하는 권한이 일치한 데서 정치검찰의 폐해가 생긴다.” — 이재명 대통령, 검찰개혁 관련 발언 취지
민주당, 결국 ‘완전 폐지’로 — 그러나 매끄럽지만은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 특히 친정청래(親정청래)계는 애초부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당론으로 밀어붙이는 쪽에 가까웠다. 정청래 전 대표는 이 문제를 두고 대통령 쪽과 다른 온도를 유지해왔고, 김민석 총리의 정부 공식입장 발표를 즉각 환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이견은 남아 있었다. 홍기원 의원 등은 아동·장애인·여성 등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해 보완수사권을 제한적으로라도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를 반영한 별도의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국회에 제출돼 있었다.
7월 21일 외부 전문가를 초청한 정책의원총회까지 열며 당내 숙의를 이어가던 민주당은, 바로 다음 날인 22일 한병도 원내대표가 “‘검사는 수사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에 이견이 없다”며 완전 폐지로 방침을 재정리했다. 그는 “여기서 멈추거나 타협하면 검찰청 간판만 공소청으로 바뀔 뿐 검찰 권력의 본질은 그대로 남는다”고 밝혔다. 이 시점에는 조국혁신당이 국회 의사진행 협조를 지렛대로 완전 폐지 재확인을 요구한 정황도 있었다.
결론은 하나로 모였지만, 걸어온 길은 둘이었다
지금 시점에서 정부와 여당 모두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라는 같은 결론에 서 있다. 그러나 그 결론에 이른 경로는 달랐다. 대통령은 통제 장치의 필요성을 먼저 짚은 뒤 결국 원칙 쪽으로 이동했고, 여당 지도부는 처음부터 원칙을 앞세우며 내부 이견을 정리해가는 방식을 택했다. 남은 변수는 아직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세 갈래 형사소송법 개정안 — 완전 폐지, 예외적 허용, 폭넓은 존치 — 이 실제 조문으로 어떻게 확정되느냐다. 10월 2일 중수청 개청을 앞두고, 이 마지막 퍼즐이 얼마나 매끄럽게 맞춰질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대목으로 남아 있다.
- 한병도 원내대표 발언 및 당론 재정리 관련 보도(머니투데이·프레시안·파이낸셜뉴스·TV서울, 2026년 7월 22일).
-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 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사 관련 보도(뉴데일리, 2026년 7월 22일).
- 이재명 대통령 발언 관련 보도(경향신문, 2025년 9월 11일 / MBC뉴스, 2026년 3월 16일 / BBS불교방송, 2026년 1월 13일).
- 김민석 국무총리 정부 공식입장 발표 관련 보도(파이낸셜뉴스, 2026년 6월 25일).
- 검찰 수사권 분리 경과 정리(나무위키, 2026년 7월 기준).
- 이 기사는 공개된 언론 보도를 토대로 정리한 시사 설명 자료이며,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지지·비판을 의도하지 않습니다. 세부 사실관계는 이후 입법 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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